[DMZ 踏査記] ‘백암산 케이블카’를 탑승 (202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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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4회 작성일 25-05-30 10:22본문
[DMZ 踏査記] ‘백암산 케이블카’를 탑승 하던 날
6·25전쟁의 대미를 장식한 최후의 대규모 전투 현장인 백암산
비목(碑木)의 무대 백암산, DMZ네트워크 회원으로 최초 답사
케이블카 안에서 밖을 향해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비정상 조치(?)
[정경시사Focus=류재복 대기자] (사)DMZ평화네트워크(이사장 류종렬)가 지난 7월 13일, ‘2024’ 제2차 화천평화기행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안국동을 출발한 45인승 대형버스에는 운전기사를 포함, 42명이 탑승하여 오전 11시에 화천체육관 옆에 있는 백암산케이블카 매표소에서 케이블카 출입증을 받은 후 케이블카를 탑승하기 위해 백암산으로 향했다. 필자로서는 그동안 타지역의 남북 군사접경지역은 여러번 취재했지만 이곳 백암산 지역은 처음이었다.
백암산은 6·25전쟁 격전지다. 이곳 전투는 1953년 휴전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벌어진 금성지구전투의 핵심 전투로 꼽힌다. 국군은 중공군의 공세에 맞서 백암산을 확보하고 반격을 시작해 그해 7월 19일 금성천 이남지역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6·25전쟁의 대미를 장식한 최후의 대규모 전투였다. 당시 적군 27,216명을 사살하고 전상 38,700명, 생포186명 등 눈부신 전과를 올렸다. 반면 아군의 희생도 많은 지역이었다.
때문에 가곡 비목(碑木)의 무대가 바로 백암산이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1960년대 백암산 지구에 근무하던 한명희 소위가 이끼 낀 돌무덤 위의 비목을 보고 이름 모를 무덤 주인의 넋을 위로하는 시를 썼다. 이 시는 작곡가 장일남 씨에 의해 곡이 붙여져 국민 애창가곡이 됐다. 이렇게 비목은 백암산 전투의 잔해와 남다른 정취로 태어났다. 노랫말 구절구절 우리네 아픈 현실이 담겼다.
화천체육관에서 백암산 케이블카 탑승 현장으로 가는 길도 약 1시간이 걸렸다. 케이블카 현장이 가까워 오면서 구불구불한 길을 20분 정도 달리자 민통선 입구를 지난 안동포초소가 나왔다. 버스가 멈추고 군 관계자가 버스 안으로 올라오더니 탑승객들을 둘러보고 내려갔다. 제대로 검문을 하려면 일단 탑승 후 경례를 하고 검문의 뜻을 밝혀야 한다. 그러나 이날 필자가 본 관계자는 군인 본분의 정복도 착용하지 않았다.
軍시설도 보이지 않는데 '왜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 못하게 하나?' 불만
케이블카 3일 전에 예약, 하루 4회 운영... 1회당 40명만 탑승
사진 촬영 제한, 까다로운 방문절차에 예약후 구경 못한 사람들 많아
원래는 케이블카 탑승자 신청자 명단과 신분증을 대조하며 신원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절차가 모두 생략되었다. 그냥 형식적이었다. 한마디로 군기 해이 현상이다. 이에 앞서 게이블카 매표소에서는 42명 탑승자 전원의 핸드폰 사진촬영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즉 카메라 작동을 제한하는 검정 스티커를 붙였다. 이 조치는 케이블카 안에서 밖을 향해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라고 했다. 이어 곧 케이블카 탑승 현장에 도착, 일행 전원이 백암산 정상으로 오르는 케이블카에 탑승을 했다.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화천읍 풍산리 산 269번지, 중동부 최전방 화천의 민간인통제선을 북상해 해발 1,178m의 백암산 정상을 향했다. 6.25 전쟁의 마지막 전투인 금성전투를 치른 곳으로 가곡 ‘비목’의 현장을 보는 필자로서는 매우 기대가 컸다.
케이블카 내부 바닥 일부는 유리로 돼 있어 약 15분간의 탑승 시간 동안 백암산 천혜의 생태현장을 관찰할 수 있고 천연기념물인 사향노루와 산양이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이 날은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아 이런 모습들은 볼 수가 없었고 케이블카 안에서 밖을 향해 사진을 찍지 못하게는 군관의 이상한 조치에는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둘러 보아도 우리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풍광의 평범한 산하였다. 아래를 내려다 보아도 군 부대 등 특별한 군 시설도 없었다.
백암산 정상에 케이블카가 도착했지만 무조건 통제에 따라야 했다. 국내 DMZ타 접경지역 보다도 한층 더 심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특별히 사진촬영 제한이 필요 없는 지역인데도 필자를 불쾌하게 했다. 전망대에서도 사진 촬영은 할 수 없었다. 일행 중 한 사람인 김 모 씨도 “보안시설이 있는 곳이라면 촬영을 못 하게 하는 게 맞지만 이곳은 아무것도 없다. 여기보다 더 보안시설이 많이 있는 통일전망대에서도 북한지역을 찍을 수 있는데 여긴 산림만 있는 지역임에도 사진을 못 찍게 해 하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곳 정상에서 북한 금강산댐(임남댐)까지 거리는 16.69㎞. 그러나 금강산댐은 볼 수가 없었다. 또 금강산댐에 대응해 만든 평화의댐도 날씨 탓으로 볼 수 없었다. 케이블카 전망대 앞과 백암산 표식판 앞에서 단체사진을 남기고 곧 하산을 했다.
군사지역 內 케이블카, 관광 활성화 위해서는 軍官이 특단조치 취해야
류종렬 이사장 중학교동창 최광호씨, ‘이만갑 출연’ 필자 알아 봐 인사 나눠
해산령 휴게소식당, 곤드레 비빔밥-산삼 막걸리-감자전 맛은 천하일미!
하산 과정에서 이날 행사를 주관한 (사)DMZ평화네트워크 류종렬 이사장 중학교동창인 최광호 씨가 필자를 보고 “이만갑에 출연한 모습을 봤다”면서 필자를 알아보기에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1990년대 후반, <김일성 시신을 확인하라>는 정부의 특명을 받고 평양에 침투, 대북공작을 수행, 임무를 완성 후 그 과정을 그린 장편실화소설 ‘특명’을 출간하자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방송팀에서 출연을 요청하여 올해 설특집(2월 11일)‘이만갑’ 방송에 나온적이 있는데 그 방송을 최광호 씨가 본 것이다. ‘이만갑633회’ 48분짜리 방송이 유튜브에서 현재 4개월만에 조회수 82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백암산 케이블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북한 금강산 댐과 우리 측 평화의 댐을 조망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쪽에 있어 최소 3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하루 4회 운영되는데 1회당 40명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신원 확인은 물론 사진 촬영 제한조치 등 까다로운 방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더욱이 군사 상황이나 기상악화로 갑자기 운영이 중단되는 사례가 많다 보니 어렵게 이곳을 찾은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예약하고도 구경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이날 백암산 케이블카를 처음으로 타 본 필자의 입장에서는 물론 케이블카 시설이 군사지역에 있다 보니 관광 활성화에 타격이 크지만 관광객들은 보통 구경후 SNS에 명소에 다녀온 발자취를 남기고 싶어 하는데 이렇게 할수 없는 현실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암산 케이블카 탑승을 마친 일행은 굽이굽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길을 달린 버스와 함께 해산령 터널 앞 ‘해오름휴게소’에 도착했다. 해발 650m에 위치한 해산령 터널은 길이 1,986m다. 터널을 완공한 1986년에 숫자를 맞췄다고 한다. 해산령의 ‘해산’은 화천에서 가장 먼저 아침을 맞는 곳이라고 한다. 해오름휴게소 식당에서 ‘곤드레 산채비빔밥’이 나왔는데 1인당 나오는게 아니고 약 8인분을 한꺼번에 비벼서 분배를 하게 했고 산삼 잎이 둥둥 떠 있는 ‘산삼막걸리’에 감자전의 맛은 그야말로 천하일미! 였다. 이날 오찬을 마치고 떠나면서 필자는 이 세 가지 맛을 다시 즐기기 위해 “꼭 한번 더 오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수구미(秘水九美), 신비로운 물이 빚은 아홉가지의 경치에 흠뻑 취한 곳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 맞으며 청아한 계곡의 물소리에 속세 잊어버려
촉박한 일정 때문에 시원한 계곡에 발 담그지 못한 아쉬움, 아직도 남아 있어
오찬을 마친 일행은 숨겨진 비경(祕境)이 있다는 비수구미길 트레킹(6Km)을 시작했다. 이 길은 걸어서만 갈 수 있는 산 길로 해오름휴게소 건너편에 잠겨진 철문을 열고 가야 하는 길이다. 4륜 구동 차량만 갈 수 있는 험한 길인데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게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외지인들은 오로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길이다. 비수구미(秘水九美),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독특한 지명으로 '신비로운 물이 빚은 아홉 가지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인데 해산령에서 비수구미 마을까지는 약 6.3km로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필자로서는 이 길 역시 최초의 도보다. 인위적으로 산림을 가꾸지 않고 있기에 소나무를 밀어내고 온갖 활엽수가 장악한 원시림이었다. 물푸레나무와 층층나무, 쪽동백나무, 다래나무, 단풍나무 등이 계곡을 따라 우거져 있고, 흔히 볼 수 없는 함박꽃나무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날 필자는 이미 위에서 언급한 최광호 씨와 가장 후미에서 걸어야 했다. 그분이 좀 걷는데 불편함이 있기에 동행을 해야 했다. 그런데 도중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배낭 속에 우산이 있기에 필자는 괜찮았지만 이 분은 그대로 비를 맞아야 했다.
어쨌든 비를 맞으며 걷는 길이었지만 숲 길로 들어서니 상큼하고 청량한 공기에 기분좋은 탄성을 스스로 내뱉게 한다. 내리막길이라 발걸음도 가볍지만 청아한 계곡 물소리가 걷는 내내 이어지고 있기에 그냥 속세를 잊게 했다. 작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합쳐져 하류로 내려갈수록 계곡의 폭은 넓어지고 수량도 많은 곳이 있었다. 경사가 심한 지점에서는 물소리도 요란했다. 그늘 짙은 계곡에 이끼 낀 바위 사이로 흐르는 하얀 물줄기, 크고 작은 폭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촉박한 일정의 시간 때문에 시원한 그 계곡에서 발을 담그지 못한 것은 지금도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비수구미 마을을 뒤로하고 평화의 댐으로 향하는 3Km의 비포장 임시 수변도로를 따라 포장도로 쪽으로 향하는 길 옆이 바로 파로호였다. 파로호는 필자가 2010년 6월에 6.25특집 60주년으로 특별취재를 하여 중국 인민일보 한국판에 보도를 한 바가 있지만 이곳 파로호는 1938년 당시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 세워진 화천수력발전소의 건설로 생겨난 길이 38.9Km의 인공호수로 일제 강점기인 1943년에 준공이 된 저수지다.
6.25 60주년 특집으로 14년전 필자가 취재한 '파로호(破虜湖)'도 돌아봐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에 버금가는 大勝의 현장 파로호
전두환 대국민 사기극 현장인 평화의 댐 돌아보고 하루 일정 마무리
이 저수지는 일제가 대륙침략을 위한 군수산업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 호수로 원래 이름은 대붕제(大鵬堤)였다. 파로호는 6.25 한국전쟁 기간 중 한국해병 1연대와 육군 제6사단이 중공군 제10, 제25, 제27 사단의 춘계 대공세를 맞아 유엔군 좌우 지원을 받으면서 치열한 전투를 전개하여 중공군 3개사단을 완전히 섬멸, 그 시체 약 3만구를 수장(水葬)을 시킨 곳으로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에 버금가는 큰 전과를 올린 전장(戰場)으로서 대결전의 비극적 장소이기도 하다.
어쨌든 6.25 전투에서 승리의 장소였기에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이곳을 중공군 오랑캐들을 무찔러 이겼다는 뜻으로 파로호(破虜湖)로 이름을 지어줘서 현재까지도 불리워지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이곳 파로호에 수장된 중공군 시신들을 인양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수심이 40m이고 또 시체들이 진흙속에 있어 인양이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 정부는 지금도 시체 1구당 인양대가로 1억원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현이 불가능한 상태다.
필자가 14년 전, 이곳 파로호를 현장 취재 당시 화천에는 ‘파로호 전사자 영혼을 추모’하는 한 시민단체도 있었는데 그들은 필자에게 “이곳 화천 파로호에 수장돼 있는 영혼들을 달래주기 위해 한국내 일부 무당과 퇴마사들이 1년에 한번 씩 이곳에 와서 위령제를 지내주고 있는데 이들의 말을 들으면 위령제를 지낼 때는 정말로 중국어로 떠들고 소리치는 수많은 젊은 군인들이 보이며 이곳으로 오는 길목인 구만리 고개만 넘으면 수많은 영혼들이 울부 짓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알려주었다.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장소에 도착한 일행은 곧바로 평화의 댐으로 향했다. 전두환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유명한 곳인 평화의 댐, “북한 임남댐(금강산댐)의 수문이 열리면 서울 여의도 63빌딩이 잠기면서 서울이 순식간에 물바다가 된다”는 불안감을 조성하여 대국민을 상대로 공작 차원에서 만든 댐에 잠시 들려서 단체 사진을 찍고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오후5시, 버스는 서울로 향했다.
출처 : 정경시사 FOCUS(http://www.yjb080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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